(신)국어교육 위키 이용 안내(클릭)
누군가 찾아와 기대고 쉴 수 있는 포용력 있는 삶의 자세를 담긴 현대시가 있을까요?
게스트게스트게스트게스트다음에서 인용 게스트 2022년 04월 11일, 8:24 오후(으)로김광섭 <마음>
마음
나의 마음은 고요한 물결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고,
구름이 지나가도 그림자 지는 곳.
돌을 던지는 사람,
고기를 낚는 사람,
노래를 부르는 사람.
이리하여 이 물가 외로운 밤이면,
별은 고요히 물 위에 뜨고
숲은 말없이 물결을 재우느니.
행여, 백조가 오는 날,
이 물가 어지러울까
나는 밤마다 꿈을 덮노라.
김광섭 <마음>
마음
나의 마음은 고요한 물결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고,
구름이 지나가도 그림자 지는 곳.
돌을 던지는 사람,
고기를 낚는 사람,
노래를 부르는 사람.
이리하여 이 물가 외로운 밤이면,
별은 고요히 물 위에 뜨고
숲은 말없이 물결을 재우느니.
행여, 백조가 오는 날,
이 물가 어지러울까
나는 밤마다 꿈을 덮노라.
엄지손가락을 내리려면 클릭합니다.0좋아요를 클릭합니다.0게스트다음에서 인용 게스트 2022년 04월 11일, 8:25 오후(으)로담양이나 창평 어디쯤 방을 얻어
다람쥐처럼 드나들고 싶어서
고즈넉한 마을만 보면 들어가 기웃거렸다.
지실마을 어느 집을 지나다
오래된 한옥 한 채와 새로 지은 별채 사이로
수더분한 꽃들이 피어 있는 마당을 보았다.
나도 모르게 열린 대문 안으로 들어섰는데
아저씨는 숫돌에 낫을 갈고 있었고
아주머니는 밭에서 막 들어온 듯 머릿수건이 촉촉했다.
- 저어, 방을 한 칸 얻었으면 하는데요.
일주일에 두어 번 와 있을 곳이 필요해서요.
내가 조심스럽게 한옥 쪽을 가리키자
아주머니는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 글씨, 아그들도 다 서울로 나가불고
우리는 별채서 지낸께로 안채가 비기는 해라우.
그라제마는 우리 집안의 내력이 깃든 데라서
맴으로는 지금도 쓰고 있단 말이요.
이 말을 듣는 순간 정갈한 마루와
마루 위에 앉아 계신 저녁 햇살이 눈에 들어왔다.
세 놓으라는 말도 못하고 돌아섰지만
그 부부는 알고 있을까.
빈방을 마음으로 늘 쓰고 있다는 말 속에
내가 이미 세들어 살기 시작했다는 걸.
- 방을 얻다 / 나희덕
담양이나 창평 어디쯤 방을 얻어
다람쥐처럼 드나들고 싶어서
고즈넉한 마을만 보면 들어가 기웃거렸다.
지실마을 어느 집을 지나다
오래된 한옥 한 채와 새로 지은 별채 사이로
수더분한 꽃들이 피어 있는 마당을 보았다.
나도 모르게 열린 대문 안으로 들어섰는데
아저씨는 숫돌에 낫을 갈고 있었고
아주머니는 밭에서 막 들어온 듯 머릿수건이 촉촉했다.
- 저어, 방을 한 칸 얻었으면 하는데요.
일주일에 두어 번 와 있을 곳이 필요해서요.
내가 조심스럽게 한옥 쪽을 가리키자
아주머니는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 글씨, 아그들도 다 서울로 나가불고
우리는 별채서 지낸께로 안채가 비기는 해라우.
그라제마는 우리 집안의 내력이 깃든 데라서
맴으로는 지금도 쓰고 있단 말이요.
이 말을 듣는 순간 정갈한 마루와
마루 위에 앉아 계신 저녁 햇살이 눈에 들어왔다.
세 놓으라는 말도 못하고 돌아섰지만
그 부부는 알고 있을까.
빈방을 마음으로 늘 쓰고 있다는 말 속에
내가 이미 세들어 살기 시작했다는 걸.
- 방을 얻다 / 나희덕
엄지손가락을 내리려면 클릭합니다.0좋아요를 클릭합니다.0게스트다음에서 인용 게스트 2022년 04월 11일, 8:26 오후(으)로땅끝 -나희덕-
산 너머 고운 노을을 보려고
그네를 힘차게 차고 올라 발을 굴렀지
노을은 끝내 어둠에게 잡아먹혔지
나를 태우고 날아가던 그넷줄이
오랫동안 삐걱삐걱 떨고 있었어
어릴 때는 나비를 좇듯
아름다움에 취해 땅끝을 찾아갔지
그건 아마도 끝이 아니었을지도 몰라
그러나 살면서 몇 번은 땅끝에 서게도 되지
파도가 끊임없이 땅을 먹어 들어오는 막바지에서
이렇게 뒷걸음질치면서 말야
살기 위해서는 이제
뒷걸음질만이 허락된 것이라고
파도가 아가리를 쳐들고 달려드는 곳
찾아 나선 것도 아니었지만
끝내 발 디디며 서 있는 땅의 끝,
그런데 이상하기도 하지
위태로움 속에 아름다움이 스며 있다는 것이
땅끝은 늘 젖어 있다는 것이
그걸 보려고
또 몇 번은 여기에 이르리라는 것이
땅끝 -나희덕-
산 너머 고운 노을을 보려고
그네를 힘차게 차고 올라 발을 굴렀지
노을은 끝내 어둠에게 잡아먹혔지
나를 태우고 날아가던 그넷줄이
오랫동안 삐걱삐걱 떨고 있었어
어릴 때는 나비를 좇듯
아름다움에 취해 땅끝을 찾아갔지
그건 아마도 끝이 아니었을지도 몰라
그러나 살면서 몇 번은 땅끝에 서게도 되지
파도가 끊임없이 땅을 먹어 들어오는 막바지에서
이렇게 뒷걸음질치면서 말야
살기 위해서는 이제
뒷걸음질만이 허락된 것이라고
파도가 아가리를 쳐들고 달려드는 곳
찾아 나선 것도 아니었지만
끝내 발 디디며 서 있는 땅의 끝,
그런데 이상하기도 하지
위태로움 속에 아름다움이 스며 있다는 것이
땅끝은 늘 젖어 있다는 것이
그걸 보려고
또 몇 번은 여기에 이르리라는 것이
엄지손가락을 내리려면 클릭합니다.0좋아요를 클릭합니다.0게스트다음에서 인용 게스트 2022년 04월 11일, 8:28 오후(으)로지란지교를 꿈꾸며 -유안진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도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은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놓고 보일 수 있고
악의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은 친구가 .......
사람이 자기아내나 남편, 형제나 제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 수 있으랴
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그가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은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친구와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그는 반드시 잘 생길 필요도 없고 수수하나 멋을 알고 중후한 몸가짐을 할 수 있으면 된다
때로 약간의 변덕과 신경질을 부려도
그것이 애교로 통할 수 있는 정도면 괜찮고
나의 변덕과 괜한 흥분에도
적절히 맞장구쳐 주고나서
얼마의 시간이 흘러 내가 평온해지거든
부드럽고 세련된 표현으로 충고를 아끼지 않으면 된다
우리는 흰눈 속 참대 같은 기상을 지녔으나
들꽃처럼 나약할 수 있고
아첨 같은 양보는 싫어하지만
이따금 밑지며 사는 아량도 갖기를 바란다
우리는 명성과 권세, 재력을 중시하지도
부러워하지도 경멸 하지도 않을 것이며
그보다는 자기답게 사는데
더 매력을 느끼려 애쓸 것이다
우리가 항상 지혜롭진 못하더라도
자기의 곤란을 벗어나기 위해
비록 진실일지라도 타인을 팔진 않을 것이며
오해를 받더라도 묵묵할 수 있는 어리석음과
배짱을 지니기를 바란다
우리의 외모가 아름답진 않다해도
우리의 향기만은 아릅답게 지니리라
우리는 시기하는 마음없이 남의 성공을 얘기하며
경쟁하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되
미친듯이 몰두하게 되길 바란다
우리는 우정과 애정을 소중히 여기되
목숨을 거는 만용은 피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우정은 애정과도 같으며
우리의 애정 또한 우정과도 같아서
요란한 빛깔과 시끄러운 소리도 피할 것이다
우리는 천년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는 오동나무처럼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은 매화처럼
자유로운 제 모습을 잃지 않고
살고자 애쓰며 서로 격려하리라
나는 반닫이를 닦다가 그를 생각할 것이며
화초에 물을 주다가, 안개 낀 창문을 열다가
까닭 없이 현기증을 느끼다가
문득 그가 보고 싶어지면
그도 그럴 때 나를 찾을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우리의 손이 작고 어리어도
서로를 버티어 주는 기둥이 될 것이며
눈빛이 흐리고 시력이 어두워질수록
서로를 살펴주는 불빛이 되어 주리라
그러다가 어느 날이 홀연이 오더라도 축복처럼
웨딩드레스처럼 수의를 입게 되리니
같은 날 또는 다른 날이라도 세월이 흐르거든
묻힌 자리에서 더 고운 품종의 지란이
돋아 피어, 맑고 높은 향기로 다시 만나지리라
지란지교를 꿈꾸며 -유안진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도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은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놓고 보일 수 있고
악의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은 친구가 .......
사람이 자기아내나 남편, 형제나 제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 수 있으랴
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그가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은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친구와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그는 반드시 잘 생길 필요도 없고 수수하나 멋을 알고 중후한 몸가짐을 할 수 있으면 된다
때로 약간의 변덕과 신경질을 부려도
그것이 애교로 통할 수 있는 정도면 괜찮고
나의 변덕과 괜한 흥분에도
적절히 맞장구쳐 주고나서
얼마의 시간이 흘러 내가 평온해지거든
부드럽고 세련된 표현으로 충고를 아끼지 않으면 된다
우리는 흰눈 속 참대 같은 기상을 지녔으나
들꽃처럼 나약할 수 있고
아첨 같은 양보는 싫어하지만
이따금 밑지며 사는 아량도 갖기를 바란다
우리는 명성과 권세, 재력을 중시하지도
부러워하지도 경멸 하지도 않을 것이며
그보다는 자기답게 사는데
더 매력을 느끼려 애쓸 것이다
우리가 항상 지혜롭진 못하더라도
자기의 곤란을 벗어나기 위해
비록 진실일지라도 타인을 팔진 않을 것이며
오해를 받더라도 묵묵할 수 있는 어리석음과
배짱을 지니기를 바란다
우리의 외모가 아름답진 않다해도
우리의 향기만은 아릅답게 지니리라
우리는 시기하는 마음없이 남의 성공을 얘기하며
경쟁하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되
미친듯이 몰두하게 되길 바란다
우리는 우정과 애정을 소중히 여기되
목숨을 거는 만용은 피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우정은 애정과도 같으며
우리의 애정 또한 우정과도 같아서
요란한 빛깔과 시끄러운 소리도 피할 것이다
우리는 천년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는 오동나무처럼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은 매화처럼
자유로운 제 모습을 잃지 않고
살고자 애쓰며 서로 격려하리라
나는 반닫이를 닦다가 그를 생각할 것이며
화초에 물을 주다가, 안개 낀 창문을 열다가
까닭 없이 현기증을 느끼다가
문득 그가 보고 싶어지면
그도 그럴 때 나를 찾을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우리의 손이 작고 어리어도
서로를 버티어 주는 기둥이 될 것이며
눈빛이 흐리고 시력이 어두워질수록
서로를 살펴주는 불빛이 되어 주리라
그러다가 어느 날이 홀연이 오더라도 축복처럼
웨딩드레스처럼 수의를 입게 되리니
같은 날 또는 다른 날이라도 세월이 흐르거든
묻힌 자리에서 더 고운 품종의 지란이
돋아 피어, 맑고 높은 향기로 다시 만나지리라
엄지손가락을 내리려면 클릭합니다.0좋아요를 클릭합니다.0
누군가 찾아와 기대고 쉴 수 있는 포용력 있는 삶의 자세를 담긴 현대시가 있을까요?
다음에서 인용 게스트 2022년 04월 11일, 8:24 오후(으)로김광섭 <마음>
마음나의 마음은 고요한 물결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고,
구름이 지나가도 그림자 지는 곳.돌을 던지는 사람,
고기를 낚는 사람,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리하여 이 물가 외로운 밤이면,
별은 고요히 물 위에 뜨고
숲은 말없이 물결을 재우느니.행여, 백조가 오는 날,
이 물가 어지러울까
나는 밤마다 꿈을 덮노라.
김광섭 <마음>
마음
나의 마음은 고요한 물결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고,
구름이 지나가도 그림자 지는 곳.
돌을 던지는 사람,
고기를 낚는 사람,
노래를 부르는 사람.
이리하여 이 물가 외로운 밤이면,
별은 고요히 물 위에 뜨고
숲은 말없이 물결을 재우느니.
행여, 백조가 오는 날,
이 물가 어지러울까
나는 밤마다 꿈을 덮노라.
다음에서 인용 게스트 2022년 04월 11일, 8:25 오후(으)로담양이나 창평 어디쯤 방을 얻어
다람쥐처럼 드나들고 싶어서
고즈넉한 마을만 보면 들어가 기웃거렸다.
지실마을 어느 집을 지나다
오래된 한옥 한 채와 새로 지은 별채 사이로
수더분한 꽃들이 피어 있는 마당을 보았다.
나도 모르게 열린 대문 안으로 들어섰는데
아저씨는 숫돌에 낫을 갈고 있었고
아주머니는 밭에서 막 들어온 듯 머릿수건이 촉촉했다.
- 저어, 방을 한 칸 얻었으면 하는데요.
일주일에 두어 번 와 있을 곳이 필요해서요.
내가 조심스럽게 한옥 쪽을 가리키자
아주머니는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 글씨, 아그들도 다 서울로 나가불고
우리는 별채서 지낸께로 안채가 비기는 해라우.
그라제마는 우리 집안의 내력이 깃든 데라서
맴으로는 지금도 쓰고 있단 말이요.
이 말을 듣는 순간 정갈한 마루와
마루 위에 앉아 계신 저녁 햇살이 눈에 들어왔다.
세 놓으라는 말도 못하고 돌아섰지만
그 부부는 알고 있을까.
빈방을 마음으로 늘 쓰고 있다는 말 속에
내가 이미 세들어 살기 시작했다는 걸.
- 방을 얻다 / 나희덕
담양이나 창평 어디쯤 방을 얻어
다람쥐처럼 드나들고 싶어서
고즈넉한 마을만 보면 들어가 기웃거렸다.
지실마을 어느 집을 지나다
오래된 한옥 한 채와 새로 지은 별채 사이로
수더분한 꽃들이 피어 있는 마당을 보았다.
나도 모르게 열린 대문 안으로 들어섰는데
아저씨는 숫돌에 낫을 갈고 있었고
아주머니는 밭에서 막 들어온 듯 머릿수건이 촉촉했다.
- 저어, 방을 한 칸 얻었으면 하는데요.
일주일에 두어 번 와 있을 곳이 필요해서요.
내가 조심스럽게 한옥 쪽을 가리키자
아주머니는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 글씨, 아그들도 다 서울로 나가불고
우리는 별채서 지낸께로 안채가 비기는 해라우.
그라제마는 우리 집안의 내력이 깃든 데라서
맴으로는 지금도 쓰고 있단 말이요.
이 말을 듣는 순간 정갈한 마루와
마루 위에 앉아 계신 저녁 햇살이 눈에 들어왔다.
세 놓으라는 말도 못하고 돌아섰지만
그 부부는 알고 있을까.
빈방을 마음으로 늘 쓰고 있다는 말 속에
내가 이미 세들어 살기 시작했다는 걸.
- 방을 얻다 / 나희덕
다음에서 인용 게스트 2022년 04월 11일, 8:26 오후(으)로땅끝 -나희덕-
산 너머 고운 노을을 보려고
그네를 힘차게 차고 올라 발을 굴렀지
노을은 끝내 어둠에게 잡아먹혔지
나를 태우고 날아가던 그넷줄이
오랫동안 삐걱삐걱 떨고 있었어
어릴 때는 나비를 좇듯
아름다움에 취해 땅끝을 찾아갔지
그건 아마도 끝이 아니었을지도 몰라
그러나 살면서 몇 번은 땅끝에 서게도 되지
파도가 끊임없이 땅을 먹어 들어오는 막바지에서
이렇게 뒷걸음질치면서 말야
살기 위해서는 이제
뒷걸음질만이 허락된 것이라고
파도가 아가리를 쳐들고 달려드는 곳
찾아 나선 것도 아니었지만
끝내 발 디디며 서 있는 땅의 끝,
그런데 이상하기도 하지
위태로움 속에 아름다움이 스며 있다는 것이
땅끝은 늘 젖어 있다는 것이
그걸 보려고
또 몇 번은 여기에 이르리라는 것이
땅끝 -나희덕-
산 너머 고운 노을을 보려고
그네를 힘차게 차고 올라 발을 굴렀지
노을은 끝내 어둠에게 잡아먹혔지
나를 태우고 날아가던 그넷줄이
오랫동안 삐걱삐걱 떨고 있었어
어릴 때는 나비를 좇듯
아름다움에 취해 땅끝을 찾아갔지
그건 아마도 끝이 아니었을지도 몰라
그러나 살면서 몇 번은 땅끝에 서게도 되지
파도가 끊임없이 땅을 먹어 들어오는 막바지에서
이렇게 뒷걸음질치면서 말야
살기 위해서는 이제
뒷걸음질만이 허락된 것이라고
파도가 아가리를 쳐들고 달려드는 곳
찾아 나선 것도 아니었지만
끝내 발 디디며 서 있는 땅의 끝,
그런데 이상하기도 하지
위태로움 속에 아름다움이 스며 있다는 것이
땅끝은 늘 젖어 있다는 것이
그걸 보려고
또 몇 번은 여기에 이르리라는 것이
다음에서 인용 게스트 2022년 04월 11일, 8:28 오후(으)로지란지교를 꿈꾸며 -유안진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도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은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놓고 보일 수 있고
악의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은 친구가 .......
사람이 자기아내나 남편, 형제나 제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 수 있으랴
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그가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은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친구와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그는 반드시 잘 생길 필요도 없고 수수하나 멋을 알고 중후한 몸가짐을 할 수 있으면 된다
때로 약간의 변덕과 신경질을 부려도
그것이 애교로 통할 수 있는 정도면 괜찮고
나의 변덕과 괜한 흥분에도
적절히 맞장구쳐 주고나서
얼마의 시간이 흘러 내가 평온해지거든
부드럽고 세련된 표현으로 충고를 아끼지 않으면 된다
우리는 흰눈 속 참대 같은 기상을 지녔으나
들꽃처럼 나약할 수 있고
아첨 같은 양보는 싫어하지만
이따금 밑지며 사는 아량도 갖기를 바란다
우리는 명성과 권세, 재력을 중시하지도
부러워하지도 경멸 하지도 않을 것이며
그보다는 자기답게 사는데
더 매력을 느끼려 애쓸 것이다
우리가 항상 지혜롭진 못하더라도
자기의 곤란을 벗어나기 위해
비록 진실일지라도 타인을 팔진 않을 것이며
오해를 받더라도 묵묵할 수 있는 어리석음과
배짱을 지니기를 바란다
우리의 외모가 아름답진 않다해도
우리의 향기만은 아릅답게 지니리라
우리는 시기하는 마음없이 남의 성공을 얘기하며
경쟁하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되
미친듯이 몰두하게 되길 바란다
우리는 우정과 애정을 소중히 여기되
목숨을 거는 만용은 피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우정은 애정과도 같으며
우리의 애정 또한 우정과도 같아서
요란한 빛깔과 시끄러운 소리도 피할 것이다
우리는 천년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는 오동나무처럼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은 매화처럼
자유로운 제 모습을 잃지 않고
살고자 애쓰며 서로 격려하리라
나는 반닫이를 닦다가 그를 생각할 것이며
화초에 물을 주다가, 안개 낀 창문을 열다가
까닭 없이 현기증을 느끼다가
문득 그가 보고 싶어지면
그도 그럴 때 나를 찾을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우리의 손이 작고 어리어도
서로를 버티어 주는 기둥이 될 것이며
눈빛이 흐리고 시력이 어두워질수록
서로를 살펴주는 불빛이 되어 주리라
그러다가 어느 날이 홀연이 오더라도 축복처럼
웨딩드레스처럼 수의를 입게 되리니
같은 날 또는 다른 날이라도 세월이 흐르거든
묻힌 자리에서 더 고운 품종의 지란이
돋아 피어, 맑고 높은 향기로 다시 만나지리라
지란지교를 꿈꾸며 -유안진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도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은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놓고 보일 수 있고
악의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은 친구가 .......
사람이 자기아내나 남편, 형제나 제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 수 있으랴
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그가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은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친구와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그는 반드시 잘 생길 필요도 없고 수수하나 멋을 알고 중후한 몸가짐을 할 수 있으면 된다
때로 약간의 변덕과 신경질을 부려도
그것이 애교로 통할 수 있는 정도면 괜찮고
나의 변덕과 괜한 흥분에도
적절히 맞장구쳐 주고나서
얼마의 시간이 흘러 내가 평온해지거든
부드럽고 세련된 표현으로 충고를 아끼지 않으면 된다
우리는 흰눈 속 참대 같은 기상을 지녔으나
들꽃처럼 나약할 수 있고
아첨 같은 양보는 싫어하지만
이따금 밑지며 사는 아량도 갖기를 바란다
우리는 명성과 권세, 재력을 중시하지도
부러워하지도 경멸 하지도 않을 것이며
그보다는 자기답게 사는데
더 매력을 느끼려 애쓸 것이다
우리가 항상 지혜롭진 못하더라도
자기의 곤란을 벗어나기 위해
비록 진실일지라도 타인을 팔진 않을 것이며
오해를 받더라도 묵묵할 수 있는 어리석음과
배짱을 지니기를 바란다
우리의 외모가 아름답진 않다해도
우리의 향기만은 아릅답게 지니리라
우리는 시기하는 마음없이 남의 성공을 얘기하며
경쟁하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되
미친듯이 몰두하게 되길 바란다
우리는 우정과 애정을 소중히 여기되
목숨을 거는 만용은 피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우정은 애정과도 같으며
우리의 애정 또한 우정과도 같아서
요란한 빛깔과 시끄러운 소리도 피할 것이다
우리는 천년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는 오동나무처럼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은 매화처럼
자유로운 제 모습을 잃지 않고
살고자 애쓰며 서로 격려하리라
나는 반닫이를 닦다가 그를 생각할 것이며
화초에 물을 주다가, 안개 낀 창문을 열다가
까닭 없이 현기증을 느끼다가
문득 그가 보고 싶어지면
그도 그럴 때 나를 찾을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우리의 손이 작고 어리어도
서로를 버티어 주는 기둥이 될 것이며
눈빛이 흐리고 시력이 어두워질수록
서로를 살펴주는 불빛이 되어 주리라
그러다가 어느 날이 홀연이 오더라도 축복처럼
웨딩드레스처럼 수의를 입게 되리니
같은 날 또는 다른 날이라도 세월이 흐르거든
묻힌 자리에서 더 고운 품종의 지란이
돋아 피어, 맑고 높은 향기로 다시 만나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