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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구나무 서기 - 정희성

인용

선생님들 시에서 궁금한 점 하나만 여쭤볼게요!

제가 현대문학감상이라는 진로선택과목을 가르치고 있어서 교사용지도서가 따로 없어서요ㅜ,,이 시를 다 읽고 나서의 활동이 물구나무선 것을 찾아보라는 것이거든요. 유튜브에 이 교재로 수업하시는 분 영상이 있어서 봤는데 그 분이 찾은 표현과 제가 생각한 표현이 달라서요. 선생님들은 이 시에서 물구나무선 것을 뭐라고 보셨나요..

영상 속 가르치시는 분이 찾은 표현이 "수염만 허옇게 뿌리를 내렸더라" 라는 표현인데,

혹시 그렇게 보는 이유를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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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뿌리는 뽑혀 하늘로 뻗어있는데 농민, 즉 아버지의 수염만 뿌리 내리고 있다는 것에서 뿌리 뽑힌 농촌의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당!! 그런데 왜 그 부분을 물구나무선 것으로 보셨는지 그 이유가 궁금해서요😭 혹시 물구나무서기의 의미를 무엇으로 파악하셨는지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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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e from Guest on 2022년 04월 06일, 10:07 오후

정작 뿌리는 뽑혀 하늘로 뻗어있는데 농민, 즉 아버지의 수염만 뿌리 내리고 있다는 것에서 뿌리 뽑힌 농촌의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당!! 그런데 왜 그 부분을 물구나무선 것으로 보셨는지 그 이유가 궁금해서요😭 혹시 물구나무서기의 의미를 무엇으로 파악하셨는지요ㅠㅠ

아버지가 물구나무 선 채로 뒤집혀 있으니까(뿌리가 하늘로 뽑혀져 있으니까) 수염만 바닥으로 떨어졌을거고, 세월이 흘러 계속 길어져 뿌리를 내렸다고 본 것으로 생각했어요 저는.

그만큼 허공에서 뒤집힌 채로 오랜 시간을 버텨왔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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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물구나무서기"가 일반적인 세상의 통념이나 살아가는 방식(=바로 서는 것)과는 정반대인 모습(=물구나무서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입으로 먹는 것을 눈으로 삼켰더라" "슬프면 웃고 기뻐 울었더라"도 포함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아버지는 허공에 매달려/수염만 허옇게 뿌리를 내렸더라"는 아버지가 "허공에 매달려"있다는 구절 때문에 물구나무서기라고 생각되네요. 물론 똑바로 선 상태로 매달려있다는 생각도 할 수야 있겠지만, 작품의 제목이 '물구나무서기'라면 뒤집힌 채 매달려있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네요. 그로 인해 수염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뿌리를 내린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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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구체적이고 정성스러운 답변 감사합니다! 혹시 입이 열이라서 할 말이 많구나, 날만 새면 눈앞이 캄캄해서, 너무 배불러 음식을 보면 회가 동하니, 빵만으론 살 수 없어 쌀을 훔쳤더라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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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e from Guest on 2022년 04월 06일, 10:08 오후

선생님 구체적이고 정성스러운 답변 감사합니다! 혹시 입이 열이라서 할 말이 많구나, 날만 새면 눈앞이 캄캄해서, 너무 배불러 음식을 보면 회가 동하니, 빵만으론 살 수 없어 쌀을 훔쳤더라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ㅠㅠ

'입이 열이라서 할 말이 많구나' 부분은 관용구 비틀기를 통해서 비판할 것이 너무 많은 세상을 나타낸 부분 같고

'너무 배불러 음식을 보면 회가 동하니' 부분은 실제로는 제대로 된 노동의 대가를 얻지 못해 노동자들을 '너무 배부르다'라는 반어법을 통해 항상 굶주린 그들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당

그래서 음식을 보면 너무 먹고싶어서 회가 동하는거죠. '빵만으론 살 수 없어 쌀을 훔쳤더라' 부분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아주 기본적인 것 조차 보장되지 못 할 정도로 궁핍하고 열악한 노동자의 삶이 표현된 것 같습니다

인용

저도 동의합니다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어야 할 텐데
거꾸로 돌아가서 오히려 말 많은 세태
거꾸로 된 세상
이런식이요
선생님께서도 이런식으로 감상하신 게 맞으실까요

인용

선생님들이 찾아주신 마지막행 아버지는~수염만 허옇게 뿌리를 내렸더라. 부분도 결국 아버지라는 전형적인 인물을 통해 농민들의 비참한 삶, 부조리한 농촌 현실에 대한 비판을 드러내고 있듯이
여쭤본 다른 구절들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