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덧생김 체언

Started by 익명, Dec 14, 2022, 01:47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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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안녕하세요. 선생님들.
중세 국어 중, ㄱ덧생김 체언에 대해 물어볼 게 있어서요.
ㄱ덧생김 체언 뒤에 주격 조사가 올 때,
즉, '남기'를 설명하실 때, 주격 조사'ㅣ'나 '이' 중에 무엇이 왔다고 설명하시나요?
'나모+ ㅣ(앞 말이 모음이라)'라고 본다면,
'나모' 뒤에 목적격 조사가 올 때, '알(아래아)'이 온다고 하기 어색하지 않을까 해서요.(앞 말이 모음이니 '랄'이나 '를' 중에 와야 하니까요.)
'남ㄱ+이(앞 말이 자음이라)'라고 본다면,
'남ㄱ+알(아래아 -> 남갈(아래아)'라는 설명은 가능하나,
뒤에 모음이 올 때, 'ㅗ/ㅜ'가 탈락하고 ㄱ이 덧붙는다는 설명은 선후가 바뀌게 돼서요.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학생이 질문했을 때 고민이 되더라고요. 선생님들께서는 어떻게 가르치시는지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익명

중세국어를 가르치는 교사들이 오해하지 않아야 할 원칙이 하나 있는데, 모든 중세국어 이론은 '귀납적 결론'이라는 점입니다. 이게 별 거 아닌 거 같아도

앞말이 모음이니 랄.를 이 온다. 나모 는 모음이다. 따라서 나모 뒤에 랄.를이 와야한다.

이렇게 '연역적'으로 접근한 수 없습니다.

그냥
'이', '을.알', '은.안' 앞에는 '남ㄱ'가 오네.
이렇게 현상 그 자체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물론 그 안에서 나름대로의 규칙을 도출할 수는 있겠지요.

제가 귀납적으로 탐구해본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1-1. 나모, 구무, 녀느 등등 뒤에 실현되는 조사 중 '은/는, 을/를' 등 교체되는 것들은 '은/을' 등 모음으로 시작하는 쪽이 선택되며, 나모, 구무, 녀느 등 체언은 그에 맞춰 곡용한다.
1-2. 나모, 구무, 녀느 등등 뒤에 실현되는 조사 중 '이, 에'와 '도, 만' 등 모음 단독, 자음 단독으로 시작하는 경우 나모, 구무, 녀느 등 체언은 각각 조사의 모음, 자음에 맞춰 곡용한다.
1-3. 나모, 구무, 녀느 등등 뒤에 실현되는 조사 중 '과, 곳, 가,/고' 등 'ㄱ자음'으로 시작하는 경우, 체언은 '자음앞' 형태로 곡용하고, 조사의 'ㄱ'은 약화(탈락)하여 '와, 옷, 아/오'로 실현된다.

위와 같은 귀납적 결론에 따르면
질문하신 내용에 대한 답은

주격조사 '이'가 왔다.

가 되겠습니다.

익명

선생님 말씀처럼 중세 국어가 명확하게 연역적 규칙으로 정해져 그에 따라 이러하다 저러하다라고 설명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귀납에 의한 정보로 규칙을 만들어, 그것을 전공 도서, 교과서, 문제집 등에 실어놓으면, 교사는 그런 자료를 보면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밖에 없을 때가 많습니다. 규칙에 따라 예문을 설명하고, 분석하고, 답을 찾다보면 당연히 예외적인 경우가 나오고요. ㄱ덧생김 체언도 현상만을 제시할 수 없고, 제시된 규칙에 따라 설명하다보니, 다른 분들은 어찌 설명하시는지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익명

Quote from: 익명 on Dec 14, 2022, 01:47 AM선생님 말씀처럼 중세 국어가 명확하게 연역적 규칙으로 정해져 그에 따라 이러하다 저러하다라고 설명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귀납에 의한 정보로 규칙을 만들어, 그것을 전공 도서, 교과서, 문제집 등에 실어놓으면, 교사는 그런 자료를 보면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밖에 없을 때가 많습니다. 규칙에 따라 예문을 설명하고, 분석하고, 답을 찾다보면 당연히 예외적인 경우가 나오고요. ㄱ덧생김 체언도 현상만을 제시할 수 없고, 제시된 규칙에 따라 설명하다보니, 다른 분들은 어찌 설명하시는지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네 규칙에 따라 설명할 때도 있겠지요.
주격조사 교체에서 '이'와 '반모음ㅣ'의 규칙은 이렇습니다.

1. 자음과 결합한 것은 '이' 이다. 초성 ㅇ이 있는 '이'와 초성 ㅇ이 안 보이는 'ㅣ'는 모두 같다.
2. 모음과 결합한 것은 '반모음 ㅣ' 이다. 한자가 아니라면 표기상 반드시 '모음과 결합한 채로' 쓰인다.

즉,
나모+ㅣ (앞말이 모음이라) 라고 쓰신 부분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나모+ㅣ 라면 표기상 '나뫼'가 되었을 것입니다. 위의 규칙2. 즉, 언어자료만 놓고 본다면 나모 뒤에 'ㅣ'냐 '이'냐 하는 질문 그 자체는 답이 확정되어있습니다.
근데 우리가 아는 조사교체 이론에 비추어보면 말씀하신 대로 설명의 선후가 바뀌는 문제가 생기지요.

그래서 이론에 맞춰 '언어자료가 안 맞네?'하기보다 언어자료를 보고 어느 설명을 먼저 적용해야할지 유연하게 생각하는 훈련을 하게 합니다. 저는 그렇게 합니다. 다른 분들은 또 어찌 설명하시는지 기다려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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