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화자

Started by 익명, Dec 13, 2022, 05:26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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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질문이있습니다🙏

염상섭의 삼대에서
가변초점화로 초점 주체가 여러명이며,
장면에따라 덕기와 상훈등이 초점 주체 역할을 달리한다는데,

이해가 되질않아서요.
돈을 바라보는 시각차이를 말하는걸까요?

아님 동일한 사건을 두고 다르게 말하는걸까요?(이런경우 전지적이랑 다른게 뭔가싶기도하고요)

굳이 초점화자를 사용하는 장점이 뭐기에 초점화자를 설정했던걸까요?

익명

이도령이 변장을 하고 춘향이를 구하러 옵니다.
밤에 월매한테 갔더니 월매가 보기에 이몽룡이가 영락없는 거지입니다. 월매가 이도령만 기다렸는데 그꼴을 보고 하늘이 무너집니다. '이제 내딸 춘향이는 죽었구나!'하고 웁니다.

전지적화자가 자신의 시점을 의도적으로 제한하고 잠시 인물의 시점을 빌려 초점화자가 됨으로써 월매의 절망감을 극적으로 드러내고, 독자는 그 상황을 모두 알고있으므로 재밌고 쾌감을 느끼게 되죠.

삼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돈뿐만 아니라 세대의 차이를 3인칭 서술자가 덕기는 이렇습니다. 상훈은 이렇습니다. 하지 않고 그때그때 덕기의 눈을 빌려 상훈의 눈을 빌려 병화의 눈을 빌려 상황과 심리를 진술하거나 묘사함으로써,
일단은 내용이 좀더 실감나고, 독자는 여러명의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듣게 되므로 재미가 있죠. 작품의 주제 또한 '서술자의 의도,작가의 의도에 맞춰서 하나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관점에서 작품의 주제가 다르게 이해될 수 있어서 독자는 단순한 줄거리와 주제 파악을 넘어서 풍성한 감각을 느끼게 됩니다.

이도령은 사실 거지로 변장한 암행어사.라는 걸 서술자가 이미 아는데 긴장감이 없지요. 하지만 월매는 모르니 이럴 때 '월매가 보니 영락없는 거지더라.'하는 거나 삼대에서 수시로 초점이 옮겨가는 거나
모든 소설적 장치는 실험소설이 아니라면 대부분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라고 보시면 됩니다~

익명

요즘은 '가변초첨화'라는 용어도 쓰는군요.

3인칭 '덕기' 또는 '상훈'으로 되어 있는 부분을 '나'로 바꿔보면 이해하시기 쉬우실 거에요. 물론 100% 딱 떨어지지는 않을거에요.  (일부러 그렇게 쓴 소설 말고는요.)

삼대의 앞부분은 '덕기'를 '나'로 바꾸면 대부분의 감정 묘사나 해설이 덕기를 초점화자로 설정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네요. 중반 이후부터는 상훈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구요. (중간 중간에 다른 인물도 초점화자로 설정한 것 같기도 합니다.)

장편 소설의 경우, 한 명의 화자만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기가 어렵고 - 그러면 보여주지 못하는 장면들이 나올 수밖에 없지요. - 모두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처리했을 때는 작가의 의도가 너무 노골적으로 보이기도 하구요. (고전소설을 제외하고 전지적 작가 시점을 쓰는 소설을 본 기억이... 거의 없는 듯... 김동인의 인형조종술에 해당되는 작품들은 빼고요...)
https://www.earticle.net/Article/A526
 
<삼대> 같은 경우에는 작가가 덕기, 상훈, 병화, 경애 등의 인물의 입장에서 초점화자를 설정하고, 부족한 설명은 작가가 전지적으로 개입하면서 소설을 진행해나가는 것 같은데, 이를 통해서 당시 시대를 보는 다양한 시선과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네요.
(요즘 소설들이라면, 전지적 작가의 개입 부분은 거의 없었을테지만, 당시 소설들은... 작가의 개입이 자주 보이지요.)
이는 근대소설들이 다양한 서술(시점) 이론을 적용하면서 발전해나가는 과정에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https://m.cafe.daum.net/hakrim308/7afI/21?svc=cafeapi

익명

Quote from: 익명 on Dec 13, 2022, 05:26 AM이도령이 변장을 하고 춘향이를 구하러 옵니다.
밤에 월매한테 갔더니 월매가 보기에 이몽룡이가 영락없는 거지입니다. 월매가 이도령만 기다렸는데 그꼴을 보고 하늘이 무너집니다. '이제 내딸 춘향이는 죽었구나!'하고 웁니다.

전지적화자가 자신의 시점을 의도적으로 제한하고 잠시 인물의 시점을 빌려 초점화자가 됨으로써 월매의 절망감을 극적으로 드러내고, 독자는 그 상황을 모두 알고있으므로 재밌고 쾌감을 느끼게 되죠.

삼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돈뿐만 아니라 세대의 차이를 3인칭 서술자가 덕기는 이렇습니다. 상훈은 이렇습니다. 하지 않고 그때그때 덕기의 눈을 빌려 상훈의 눈을 빌려 병화의 눈을 빌려 상황과 심리를 진술하거나 묘사함으로써,
일단은 내용이 좀더 실감나고, 독자는 여러명의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듣게 되므로 재미가 있죠. 작품의 주제 또한 '서술자의 의도,작가의 의도에 맞춰서 하나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관점에서 작품의 주제가 다르게 이해될 수 있어서 독자는 단순한 줄거리와 주제 파악을 넘어서 풍성한 감각을 느끼게 됩니다.

이도령은 사실 거지로 변장한 암행어사.라는 걸 서술자가 이미 아는데 긴장감이 없지요. 하지만 월매는 모르니 이럴 때 '월매가 보니 영락없는 거지더라.'하는 거나 삼대에서 수시로 초점이 옮겨가는 거나
모든 소설적 장치는 실험소설이 아니라면 대부분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라고 보시면 됩니다~
오  이렇게보니 전지적시점과 초점화가 확 구분이 되는 느낌이네요!

전 인물간 시점에서 초점화로 자기 심리를 말하면,

읽는 독자입장에서
덕기 심리, 상훈 심리 모두알게 되는데,
그게 전지적시점아냐?  라고만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구분이 어렵다고 느꼈던것 같습니다.

요즘 현대소설들은  전지적작가를 쓰면서도 주로 초점화를 사용하나보군요.

그저 편히 책만읽을땐 몰랐는데,
시점을 들여다보면서 읽으려니
뭔가 분석하게되고, 이해가안가는 부분이 많더라구요.

감사합니다👍

익명

꼭 알맞는 예는 아니지만.. <시점> 수업할 때 쓰려고 챙겨둔 영상이 있습니다.
2개가 세트인데,,
반드시 1을 먼저 보고 2를 보셔야 합니다^^
영상1: https://vimeo.com/759225787

영상2: https://vimeo.com/759228167

영상2입니다. 꼭 영상1을 먼저 보고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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