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자

Started by 익명, Apr 19, 2023, 05:1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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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안녕하세요 선생님들! 한가지 여쭤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제가 지금 중학생들에게 화자에 대해서 수업하고 있는데요.

<윤동주 서시>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화자가 '나'로 드러남
☞시인과 화자가 유사함

<엄마야 누나야- 김소월>
☞화자는 남동생이기에 시인과 화자가 다름

그렇다면 <엄마야누나야>에서 궁금한 것이
1. '나, 우리'처럼 직접적인 언급이 없으니 화자가 드러난 것이 아니다.
2. 내용으로 추측을 했을때 남동생인걸 알 수 있으니 화자가 드러난 것이다.

둘 중 어느 것으로 봐야 타당할까요? 논문마다도 의견이 조금 달라서 헷갈리네요ㅠㅠ
고견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익명

저는 2번인 것 같아요~ '화자가 겉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나'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지, 꼭 '나, 우리'와 같이 표현해야 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엄마야 누나야로 칭했으니 화자가 드러나는 거 아닐까요?? 제3자의 관점에서 보는게 아니니까요!!

익명

저는 1인칭 지시어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했습니다.

익명

https://mid2.daily.gegdaegu.org/2/0402/%EA%B5%AD%EC%96%B420402
참고하시고요
애매하긴 하네요. 하지만 아이들 수준에서는 "나/우리/저/저희"가 있고 없고로 따지는 것이 일단은 괜찮을 듯합니다.

익명

* 이면적 화자
1) 드러나지 않지만 유추가 가능한 시: 서정주의 '추천사'
2) 화자가 누구인지 전혀 알 수 없는 시: 도종환의 '흔들리며 피는 꽃 '
김소월의 '엄마야 누나야'는 1)에 해당하지 않을까요.

익명

선생님
시적화자가 시에 '나'로 드러난다고 해서 반드시 시인과 시적화자가 일치한다고 보는 것은 아니죠?

그럼 시인의 실제 인생이 시에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경우에나 일치한다고 말할 수 있는 거겠네요.
만약 그런 경우에는 일치한다고 봐도 되는건가요..?

아니면 시인과 화자의 관계는 소설에서 작가와 서술자처럼 무조건 그냥 허구적 대리인이라고 봐야하나요? 시인과 시적화자는 일치하지 않다고 봐야하는지 시인은 화자랑 동일하지 않다고 배운 것 같아서 궁금합니다

익명

Quote from: 익명 on Apr 19, 2023, 05:21 PM선생님
시적화자가 시에 '나'로 드러난다고 해서 반드시 시인과 시적화자가 일치한다고 보는 것은 아니죠?

그럼 시인의 실제 인생이 시에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경우에나 일치한다고 말할 수 있는 거겠네요.
만약 그런 경우에는 일치한다고 봐도 되는건가요..?

아니면 시인과 화자의 관계는 소설에서 작가와 서술자처럼 무조건 그냥 허구적 대리인이라고 봐야하나요? 시인과 시적화자는 일치하지 않다고 봐야하는지 시인은 화자랑 동일하지 않다고 배운 것 같아서 궁금합니다
이론마다 살짝 다릅니다.
원칙주의로는 "절대로" 같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화자가 시인 자신이라고 말하는 시 이론가들이 있고, 그런 관점으로 문제가 출제되기도 해서.. 우리가 아이들에게 단정적으로 말해주기 어렵게 됐습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시인이 곧 화자인 시에서도 우리가 발견하는 화자의 모습은 그 "시의 내용"을 통해 발견할 수 있는 "시인의 일면"일 뿐, 현실속의 시인이 늘 그 시속의 화자처럼만 느끼고 인식하고 생활하는 건 아니란 말이죠.

시인=화자 를 받아들이게 되면..
님의 침묵은 한용운 자기 이야기일까요?
진달래 꽃은 김소월 자기 이야기일까요?
엄마 걱정은 기형도 자기 이야기일까요?
우리가 어디서 경계를 지어야할지 말하기 어렵습니다.

익명

순서대로 이렇게 틀을 짤 수도 있지만.. 별 의미는 없는 거 같네요.

수필 : 화자가 작가 자신임
소설 : 화자가 작가가 아님
시 : 화자는 작가이거나 아니기도 함
희곡 : 화자가 아예 없음

익명

노래 가사 생각하시면 좀 더 쉽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작사가의 자전적인 경험이 바탕일수도 있겠지만, 상상력이 가미된 것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라구요...

요즘 쇼미더머니 랩 중에 예시가 많으니 아이들더러 찾아오라고 하면 좋을 것 같네요.

반대로 김이나 작사가가 가사를 어떻게 쓰는지 <김이나의 작사법>에서 예를 들어줘도 좋을 것 같구요.

소설은 영화 <플립>의 전반부 10분 보여주면, 간단히 설명이 되구요.

익명

Quote from: 익명 on Apr 19, 2023, 05:21 PM노래 가사 생각하시면 좀 더 쉽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작사가의 자전적인 경험이 바탕일수도 있겠지만, 상상력이 가미된 것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라구요...

요즘 쇼미더머니 랩 중에 예시가 많으니 아이들더러 찾아오라고 하면 좋을 것 같네요.

반대로 김이나 작사가가 가사를 어떻게 쓰는지 <김이나의 작사법>에서 예를 들어줘도 좋을 것 같구요.

소설은 영화 <플립>의 전반부 10분 보여주면, 간단히 설명이 되구요.
래퍼는 랩으로 무엇을 말할 수 있나. JUSTHIS&Paloalto(저스디스&팔로알토) '4 the Youth'
출처 : ati's Roo.. | 블로그 - http://naver.me/Gz2mbw6f

요 글 보여주면서 랩에도 다양한 유형이 있다고 설명하면, 학생들이 좀 더 쉽게 이해할까요?
자기 삶의 경험을 담긴 하지만, 여러 자아 중 하나를 내세워 담는 것이라구요... 너희들도 학교에서의 자아, 집에서의 자아, 여친/남친 앞에서의 자아가 다르게 나타나듯이, 래퍼나 작가들도 각각의 작품에서 다른 화자를 내세운다고 말이죠.
사실 래퍼들이 래퍼로서 자신의 이름을 다시 짓는 것부터가 새로운 화자를 설정하는 것과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익명

그러니까 실제 자기 이야기를 문학으로 형상화한 것이기에 작가=화자 이게 성립하지 않는 건데,
문학 교육의 어느 장면에서는 그걸 성립한다고 설명하는 부류가 있어서 문제인 거 같아요. ㅎㅎ
애들도 어차피 그 가사가 "자기 이야기"인 건 맞지 않냐.. 하니까.

아이들은 "그러니까 결국 시인 자신의 일부, 즉 시인=화자 라는 말이잖아요?"
할때랑

문항의 선지에 "화자는 시인 자신이다" 가 맞는 선지로 나올 때가 잇어서 제일 문제라는 뜻입니다^^

저는 맨날 교과서의 "나" 글씨를 막 때리면서 "이러면 시인이 아플까 안 아플까?" 하지만.. 애들은 웃기만 하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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