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적 표현

Started by 익명, Apr 09, 2023, 06:1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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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선생님. 하나만 더 여쭤볼게요.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도 역설일까요?

익명

Quote from: 익명 on Apr 09, 2023, 06:37 PM선생님. 하나만 더 여쭤볼게요.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도 역설일까요?

이번 학기에 낙화 수업을 했는데요..! 저는 꽃답게 죽는다는 건 꽃이 봄이 지나면 자연스레 떨어지는 것처럼 청춘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사라진다는 의미에서 비유로 쓰였다고 수업했었습니다! 

익명

안녕하세요 역설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다.
역설적 표현이나 역설법이라고 출제되는 표층적 역설 말고 심층적 역설인 존재론적 역설과 시적 역설에 대해 궁금합니다. 특히 시적 역설은 상황과 표현 사이의 모순이라 하며 대표적 예가 김소월의 진달래꽃이던데 시적 역설은 반어라고 봐도 되나요?
그렇다면 다음 시조는 어떠한 점에서 시적 역설이거나 존재론적 역설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구렁에 났는지 풀이 봄비에 절로 길어
아는 일 없으니 긔 아니 좋을쏘냐
우리는 너희만 못하여 시름겨워하노라

나는 시름이 많은데 풀은 아는 게 없어 시름이 없으니 우리 인간이 풀보다 못해 시름에 겹다는 내용입니다.

익명

Quote from: 익명 on Apr 09, 2023, 06:39 PM안녕하세요 역설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다.
역설적 표현이나 역설법이라고 출제되는 표층적 역설 말고 심층적 역설인 존재론적 역설과 시적 역설에 대해 궁금합니다. 특히 시적 역설은 상황과 표현 사이의 모순이라 하며 대표적 예가 김소월의 진달래꽃이던데 시적 역설은 반어라고 봐도 되나요?
그렇다면 다음 시조는 어떠한 점에서 시적 역설이거나 존재론적 역설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구렁에 났는지 풀이 봄비에 절로 길어
아는 일 없으니 긔 아니 좋을쏘냐
우리는 너희만 못하여 시름겨워하노라

나는 시름이 많은데 풀은 아는 게 없어 시름이 없으니 우리 인간이 풀보다 못해 시름에 겹다는 내용입니다.


시적 역설은 반어라고 봐도 됩니다

존재론적 역설은 '역설'보다 '존재론'에 초점이 있습니다.
이 시가 굳이 존재론적 역설이라면 그것은 '생각하고 고뇌하는 것이 인간'이라는 '존재에대한 깨달음'에 도달했기 때문입니다.
이 시가 시적 역설이라면 그것은 '풀보다 우리가 못하다'라는 게 진심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처지가 너무나 괴로워 아무생각없는 풀이 더낫다 말해보는 것일 뿐이죠.

심층역설은 출제가 안 될텐데요?


익명

Quote from: 익명 on Apr 09, 2023, 06:39 PM
Quote from: 익명 on Apr 09, 2023, 06:39 PM안녕하세요 역설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다.
역설적 표현이나 역설법이라고 출제되는 표층적 역설 말고 심층적 역설인 존재론적 역설과 시적 역설에 대해 궁금합니다. 특히 시적 역설은 상황과 표현 사이의 모순이라 하며 대표적 예가 김소월의 진달래꽃이던데 시적 역설은 반어라고 봐도 되나요?
그렇다면 다음 시조는 어떠한 점에서 시적 역설이거나 존재론적 역설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구렁에 났는지 풀이 봄비에 절로 길어
아는 일 없으니 긔 아니 좋을쏘냐
우리는 너희만 못하여 시름겨워하노라

나는 시름이 많은데 풀은 아는 게 없어 시름이 없으니 우리 인간이 풀보다 못해 시름에 겹다는 내용입니다.


시적 역설은 반어라고 봐도 됩니다

존재론적 역설은 '역설'보다 '존재론'에 초점이 있습니다.
이 시가 굳이 존재론적 역설이라면 그것은 '생각하고 고뇌하는 것이 인간'이라는 '존재에대한 깨달음'에 도달했기 때문입니다.
이 시가 시적 역설이라면 그것은 '풀보다 우리가 못하다'라는 게 진심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처지가 너무나 괴로워 아무생각없는 풀이 더낫다 말해보는 것일 뿐이죠.

심층역설은 출제가 안 될텐데요?



우와 감사합니다 선생님! 심층적 역설은 출제가 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여쭤봐도 될까요?

익명

Quote from: 익명 on Apr 09, 2023, 06:39 PM
Quote from: 익명 on Apr 09, 2023, 06:39 PM
Quote from: 익명 on Apr 09, 2023, 06:39 PM안녕하세요 역설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다.
역설적 표현이나 역설법이라고 출제되는 표층적 역설 말고 심층적 역설인 존재론적 역설과 시적 역설에 대해 궁금합니다. 특히 시적 역설은 상황과 표현 사이의 모순이라 하며 대표적 예가 김소월의 진달래꽃이던데 시적 역설은 반어라고 봐도 되나요?
그렇다면 다음 시조는 어떠한 점에서 시적 역설이거나 존재론적 역설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구렁에 났는지 풀이 봄비에 절로 길어
아는 일 없으니 긔 아니 좋을쏘냐
우리는 너희만 못하여 시름겨워하노라

나는 시름이 많은데 풀은 아는 게 없어 시름이 없으니 우리 인간이 풀보다 못해 시름에 겹다는 내용입니다.


시적 역설은 반어라고 봐도 됩니다

존재론적 역설은 '역설'보다 '존재론'에 초점이 있습니다.
이 시가 굳이 존재론적 역설이라면 그것은 '생각하고 고뇌하는 것이 인간'이라는 '존재에대한 깨달음'에 도달했기 때문입니다.
이 시가 시적 역설이라면 그것은 '풀보다 우리가 못하다'라는 게 진심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처지가 너무나 괴로워 아무생각없는 풀이 더낫다 말해보는 것일 뿐이죠.

심층역설은 출제가 안 될텐데요?



우와 감사합니다 선생님! 심층적 역설은 출제가 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여쭤봐도 될까요?

어렵고 이론적으로 정립이 안 돼 있어요

익명

아하 감사합니다 그럼 존재론적 역설로 한용운 시를 설명하곤 하는데 이해가 잘 안 되어서요! 어느 부분이 존재론적 역설인지 알 수 있을까요?

익명

Quote from: 익명 on Apr 09, 2023, 06:39 PM아하 감사합니다 그럼 존재론적 역설로 한용운 시를 설명하곤 하는데 이해가 잘 안 되어서요! 어느 부분이 존재론적 역설인지 알 수 있을까요?
어느 시인지 모르지만 한용운 시는 거의 다가 존재론적 역설일 걸요
제가 실제로 분석햐서 가르친 것 중에는 나룻배와 행인이 있습니다.



아래는 함께여는 국어교육 2007년 5.6월호(통권75호)에 실은 글입니다. '나룻배'를 통해 '존재에 대한 깨달음'에 도달합니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중략)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나를 무시하고 짓밟지만 나는 당신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고 기다리겠다는 평범하지만 아름다운 시지요? 혹시 학원에서 '수미상관'이라고 배웠는지 모르겠지만, 아, 물론 학원 안 다니는 학생들은 더 좋습니다. 헷갈리지 않을 테니까요. 진정한 수미상관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수미상관은 단순히 앞서의 내용을 반복한다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1연에서 '나는 000다./당신은 000다.'라고 규정하지요? 누구나 자기에 대한 인식이 가장 먼저 일어나는 것이 당연합니다. 자기를 인식하고 난 뒤에 당신이라는 존재를 알게 됩니다. 그래서 '나 → 당신'으로 향하는 마음이 발생하게 됩니다. '내가 있고, 당신이 있고, 나는 당신을 위해 희생한다.' 라는 의미는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연의 반복은 무엇을 의미하느냐? 이 시를 그대로 두면 처음과 마지막에 화자의 마음 상태에 변화가 없게 됩니다. 시가 진행되면서 화자의 마음 상태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더욱 좋은 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마지막 연을 이렇게 바꾸겠습니다.

당신은 행인
나는 나룻배

 이렇게 되면 1연과는 의미가 완전히 바뀌게 됩니다. 1연에는 나에 대한 인식이 먼저 있고 내가 있기에 당신을 위하는 마음이 내 안에서 발생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연을 이렇게 바꾸고 나면 당신에 대한 인식이 먼저 일어나고, 당신으로 인해 나의 존재가 증명이 된다는 의미가 됩니다. 즉, '당신이 있기에 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새로운 진리를 행의 배열 순서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보여줄 수 있습니다.

 1연과 이어서 해석하면 1연의 '내가 있고, 당신이 있다'는 화자의 인식이 2,3연을 거치면서 마지막 연에서 '당신이 있기에 내가 있다'로 발전하는 것을 보여주므로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수미상관이 되는 것입니다.

 한용운 시인이 위대한 시인이기는 하지만 여러분이 이러한 사소한 것에 더욱 세심하게 신경을 써서 시를 짓는다면 그 사람보다 더욱 뛰어난 시인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주위에서 나룻배와 행인에 해당하는 관계를 찾아봅시다. 부모님은 어린 여러분을 싣고 어른의 세계로 태워다 주지만 여러분은 어른이 되고 나면 부모님을 뒤돌아보지도 않고 잊어버리는 것이 비슷하겠네요. 또, 선생님은 2학년 여러분을 3학년으로 무사히 진급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여러분은 3학년이 되거나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선생님을 다시는 찾지 않게 되는 것과도 비슷하겠지요. 참 슬픈 일이죠?"

익명

역설적 표현으로 수행평가하는데요.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역설로 볼 수 있을까요?

익명

Quote from: 익명 on Apr 10, 2023, 02:16 PM역설적 표현으로 수행평가하는데요.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역설로 볼 수 있을까요?
전 안 된다고 봅니다.
마른 하늘에서 치는 날벼락(마른벼락)은 실제로 있기도 하고, 표현의 성격이 역설이 주가 된 의미도 아니니까요.

익명

Quote from: 익명 on Apr 10, 2023, 02:16 PM역설적 표현으로 수행평가하는데요.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역설로 볼 수 있을까요?
이건 역설 아닙니다 갑자기 벌어진 일을 나타내는 관용적 표현 아닌가요?

풍유법. 속담.

익명

Quote from: 익명 on Apr 10, 2023, 02:16 PM
Quote from: 익명 on Apr 10, 2023, 02:16 PM역설적 표현으로 수행평가하는데요.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역설로 볼 수 있을까요?
이건 역설 아닙니다 갑자기 벌어진 일을 나타내는 관용적 표현 아닌가요?

풍유법. 속담.
그렇게 딱 자를 문제가 아닙니다. "속담"이나 "관용적 표현" 안에도 "역설"인 게 있습니다.

"지는 게 이기는 거야." 라면, 이건 "역설법"인 격언을 또 인용한 "풍유법"이죠.

대신, 그걸 구분할 때에는,
1. "해당 문장이 풍유법인가" - 풍유법이다.
2. "인용한 표현 내부에서 00법에 해당하는 것이 있는지" - 00법도 있다.
이렇게 2단계로 접근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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